1
오늘까지 과제가 두개였는데(심지어 하나는 오전 발표 수업이었다)
12시경 과제를 끝마치고, 샤워를 하고 누웠는데 또 잠이 안와서 휴대폰을 보다가
결국 4시까지 밤을 새웠다.
이럴거면 그냥 밤을 새자,하고(이런 생각이 나면 나는 무언가를 먹는다)
껍질에 검은 반점이 핀 바나나를 꺼내고 요거트에 아몬드와 블루베리를 넣어 먹었다.
찬게 들어가니까 배가 살짝 아프고 허기짐은 사라졌지만 포만감은 없는탓에 뭘 먹을까, 새벽에 파스타는 귀찮고,
컵라면은 그제 먹었고해서 다크초콜릿을 하나 까먹었다.
그러던 중 생각난건 어제 받은 마카다미아 초콜릿. 지나언니가 괌에 가서 선물로 사줬는데
나는 다크초콜릿파라 밀크초콜릿처럼 달콤한 것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견과류가 들어갔으니
맛만 보자하고 포장을 뜯었는데 세상에... 다 녹아서 녹은채로 굳어있다.
그래도 어쩌랴 하나 꺼내서 먹었는데 눈이 번쩍 뜨일정도로 맛있었다. 마치 하루키의 에세이에 나오는 초콜릿 난쟁이들이
단맛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것 같았다. 순식간에 하나 더.. 하나 더 하고 6개의 초콜릿 중 네 개를 먹었다.
세 개쯤 먹자 초콜릿의 단맛이 물렸고 네 개를 먹는 도중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밤중의 공복은
인간의 절제력을 한순간에 무의미하게 만든다.
쨌든 그렇게 나는 요거트 하나를 더 먹고, 화장실에 가고
그리고 이왕 발표 준비를 할 거 미리 옷을 입자하고 갑갑한 정장원피스를 입었다. 아예 침대에 누울 여지를 차단한 것이다.
2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잡생각이 많이 난다. 적은시간이라도 자는게 나을까, 3시간 잘것 그냥 밤을 새는게 나을까
답이 없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해 검색창에는 이미 '3시간 수면법'을 치고 있고(절대로 따라하지는 않을거지만)
특히 지나간 것들에 대한 회상을 많이 한다. 주로 내가 본 영화들, 내가 좋아했던 웹사이트들, (오지는 않았지만)나의 미래, 하고 싶은 것 등등..
잠이 오지 않는 오늘은, 나는 검색창에 '엘리자베스 올슨'을 검색했고(이게 다 윈드리버 때문이다),
한스 짐머에 관한 기사들은 일부러 읽지않았으며(슬라슬라를 갔어야했다), 내가 좋아했던 웹사이트들을 하나씩 방문했다.
개중에는 열에 아홉은 이미 사라져서 흔적조차 없었고 열에 하나는 유지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추억을 위해 남겨둔 것이 보였다.
추억. 나는 추억보다 아름다운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 추억이라는게 사람을 참 궁상맞게 만드는 것 같다.
다시 그때만큼 아름다운 순간이 있을까, 라는 과거에 대한 집착은 가끔씩 미래로의 전진을 두렵게 한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서.
그 시절이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게 알기 때문에 추억은 미화되고 과거는 추양받고, 현재는 항상 힘들다.
그리고 그 추억의 힘은 너무나도 커서, 가슴 한구석이 너무 시릴 때가 많다.
분명히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그렇게 특별하지도, 유별나지도 않은 추억인데 왜 그렇게 그 순간을 돌이키면 아름다운 불빛으로
가득차는 것일까? 정작 그시절로 '진짜' 돌아간다면 빽투더퓨쳐를 외칠텐데..
3
지금 이 순간과 같은 기억들과 비슷한 경험을 여러번했다. 그러니까.. 잠이 오지 않는 새벽에 지나간 추억을 뒤척이는 것 같은 것들. 그럴 때마다 나는 사랑을 생각하고, 앞으로의 다짐을 되새기면서 끝을 맺고 비로소 동이 트는 것을 확인하면서 잠이 들었다. 오늘은 당장 몇시간 후에 발표가 있으니 잠은 포기하지만, 그래도 다짐하자. 항상 그렇듯이.
오늘 새벽 다짐
첫번째. 세계 영화제에 가보자.
나는 영화가 너무너무 좋다. 특히 요즘들어 나의 영화 갈망은 극에 달한다. 진짜 많이 보는 사람들처럼 개봉하는 모든 영화를 다보고 그런건 아니지만 내 취향일 것 같은 영화들, 영화배우들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덜하다고 할 수는 없다.
사실 영화를 많이 보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다. 그래서 이번주에 간다.. 부국제. 다음주도 간다.
비록 시험을 일주일 앞둔 판국에 영화제에서 맘편히 못있겠어서 이번에는 영화를 두편만 감상하기로 했다. 그래도 영화제 첫경험이니 설렌다!
그리고 토론토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들 세계 유수 영화제들도 많이 가보자. 거기서 영화보려면 영어는 필수조건이니까 영어공부를 하자!
두번째. (앞서 말했듯이) 영어공부를 많이 하자.
팝송을 좋아하고 외화영화를 그렇게 좋아해도
결국 영어는 꾸준한 노력과 학원이 답이구나..
토익을 아무리 때려도 would you please 한마디 못하면 무슨 소용..
영어공부하자. 매일매일.
오늘 느낀게 이것밖에 없어도 그래도 나 나름대로의 작은 깨달음이 있어서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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